법무법인 오션 오군성 변호사는 제민일보 전문가 칼럼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알고 지냅시다] 주인 몰래 녹음기 설치시 주거침입일까

주거침입죄와 관련된 대법원 판례가 잇따라 변경되고 있다. 

운송업체 부사장 A씨와 팀장 B씨는 한 기자가 회자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쓰자 해당 기자를 만나 식사를 대접하고, 

그 과정에서 기자가 부적절한 요구를 하는 장면을 몰래 녹음하는 계획을 세웠다.

계획의 실행을 위해 이들은 주인 몰래 식당에 녹음 및 녹화장치를 설치했으나 발각되어 주거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참고로 이 경우 기자의 동의가 없었더라도 대화의 당사자 중 한 사람이 대화내용을 녹음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은 아니다).

1심 법원은 과거 대법원 논리를 그대로 인용하여 주거침입 유죄를 선고하였으나,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음식점에서 영업주의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출입방법으로 들어갔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주거침입죄에서 규정하는 침입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설령 행위자가 범죄 등을 목적으로 음식점에 출입하였거나, 

영업주가 행위자의 실제 출입목적을 알았더라면 출입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사실상 평온 상태를 해치는 방법으로 음식점에 들어갔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다. 

과거 유사한 행위가 문제되었던 이른바 초원복집 사건에서 주거침입죄가 성립되었던 것과 달리 대법원은 25년만에 판례를 변경하였다. 

불륜을 목적으로 남편 몰래 내연녀 집에 들어갔더라도, 내연녀의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방법으로 출입했다면 

주거침입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한 작년 대법원 판례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출처 : 제민일보(http://www.je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35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