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오션 오군성 변호사는 제민일보 전문가 칼럼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알고지냅시다] 장녀도 제사 주재자 될 수 있다

고인의 유해와 분묘를 관리하면서 제사용 재산에 대한 권리를 갖는 

'제사 주재자'는 성별에 관계 없이 가장 가까운 자손 중 최연장자가 맡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993년 A남은 B녀와 결혼해 슬하에 딸 둘을 뒀다. 

A남은 B녀와 혼인 관계가 계속 중이던 2006년 C녀 사이에서 아들을 얻었다. 

A남이 사망하고, C녀가 상의도 없이 A남의 유해를 추모공원에 봉안했다.

법적 부부인 B녀와 두 딸은 "미성년자이자 혼외자인 C녀의 아들 대신 장녀가 제사 주재자로 지정돼야 한다"며 

C녀와 추모공원을 상대로 유해인도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누가 제사 주재자가 될 것인가였다. 

법에는 분묘에 속한 1정보 이내의 금양임야(禁養林野)와 600평 이내의 묘토인 농지, 

족보와 제구의 소유권은 제사를 주재하는 자가 이를 승계한다고 됐다(민법 제1008조의3).

'유해'는 분묘에 포함되는 것이고, '제사를 주재하는 자'라는 지위는 과거 전통적인 '적장자 우선'에서 

2008년 대법원 판결로 '적자와 서자 관계없이 장자 내지 장손'이라는 새로운 기준으로 한차례 변경됐던 바 있다.

원심은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대법원은 2023년 5월 11일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제사 주재자 결정방법에 관한 2008년 판결의 법리는 더 이상 조리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워 

유지될 수 없다고 해 기존 판례를 변경하고 원심을 파기했다.

제사 주재자 결정방법에 있어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중 남녀, 적서를 불문하고 

최근친의 연장자가 제사주재자'라는 새로운 기준이 제시된 것이다.

현대인들의 의식 변화에 발맞춘 의미있는 판결로 보인다

출처 : 제민일보(http://www.je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59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