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정보
최고관리자 작성일24-06-13본문
법무법인 오션 오군성 변호사는 제민일보 전문가 칼럼을 기고하고 있습니다.
[알고지냅시다] 도박 목적 차용행위, 사기 성립할까?
최근 온라인 불법 도박이 성행하면서 도박 목적의 차용금 사기 사건도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불법 도박의 경우 일반적으로 도박죄 등이 문제된다. 도박자금을 빌리는 과정에서 도박 목적 등을 숨기고 돈을 빌리는 경우, 또는 변제능력이 없음에도 금방 변제할 것처럼 돈을 빌리는 경우 도박죄 외에 사기죄도 성립될 가능성이 높다.
먼저 도박자금이라는 점을 숨기고 돈을 빌린 경우를 가정해보자. 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린 경우 '진정한 용도를 고지했더라면 상대방이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된다면 타인을 기망해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서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만일 도박자금이라는 사실을 상대방이 알았다면 어떨까. 도박자금은 불법원인급여(민법 제746조)에 해당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빌려준 사람은 빌려준 도박자금의 반환을 구할 수 없다. 다만 사기죄의 본질은 기망에 의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취득에 있고 이로써 상대방의 재산이 침해되는 것이므로, 상대방에게 현실적으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함을 요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3년 12월 26일 선고 2003도4914 판결 등 참조).
즉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급여자가 수익자에 대한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더라도, 수익자가 기망을 통해 급여자로 하여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 재물을 제공하도록 했다면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5년 9월 15일 선고 95도707 판결 참조). 따라서 돈을 빌려주면서 도박자금이라는 점을 알았더라도 '돈을 빌리는 사람이 돈을 빌릴 당시 돈을 갚을 의사 또는 능력이 없었다' 등의 사정이 인정된다면 이 경우에도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 도박 목적의 금원 차용은 여러모로 주의가 필요하다.
출처 : 제민일보(https://www.je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73426)